- 작가
- 래티샤 콜롱바니
- 출판
- 밝은세상
- 발매
- 2017.12.15.
세가지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엮여 희망을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각기 다른 국가와 지위의 여성 셋이 사회적 억압과 성적 차별에 맞선 싸움을 통해 세상의 편견을 깨며 성장해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인도의 불가촉천민 여인과 어린 딸, 유능한 변호사였다가 암에 걸려 나락으로 떨어지는 세 자녀의 엄마, 아버지의 사고로 공방을 물려 받게 된 딸.
세 이야기를 접하며 우리는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도 자신이 겪는 성별적 차별을 이겨냄으로서 사회적 인식을 깨 나가는 것이 나아가서는 전체적으로 여성이 사회로부터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인도의 스미타는 사회적 계급과 여성으로서 겪어야하는 운명으로부터 딸과 함께 도망친다.
인도 카스트제도 안에서 최하위지위로 태어난 스미타는 높은 계급의 집을 돌아다니며 맨손으로 똥을 치우며 살아간다. 쥐잡이 천민과 결혼하여 낳은 딸 랄리타에게 자신의 직업을 물려줄 수 없다고 생각한 스미타는 똥을 치우러 다니는 집 중 교사인 브라만에게 돈을 주고 랄리타를 학교에 보내지만 매를 맞고 돌아온 것을 보며 계급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시로 나갈 계획을 짠다.
캐나다에서 유능한 변호사인 사라는 딸과 쌍둥이형제의 엄마다. 워커홀릭으로 두번이나 이혼을 겪고 남자유모를 고용해서 아이들을 맡기고 일에 열중한다. 많은 남성 라이벌들을 제치고 여성으로서 흔치 않게 시니어로 인정받고 곧 파트너 임명을 앞둔 와중 암선고를 받는다. 여성유대인에게 500명에 한명꼴로 걸린다는 유방암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며 회사에 숨긴채 살얼음판 같은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이탈리아에서 전통 가발공방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세자매 중 둘째로 태어난 줄리아는 아버지의 공방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성장한다.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이 살다가 우연히 마주친 시크교도 남성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아버지는 오토바이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줄리아는 낮엔 공방에서, 밤엔 아버지의 병상 옆을 지키는 삶을 시작한다. 그 와중 그녀를 유일하게 버티게 해주는 것은 시크교도 남자와의 밀회 뿐이다. 어느날 아버지가 숨긴 비밀서류를 발견하고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가족들의 편견과 맞서야 하는 날이 오고야 만다.
내 마음을 가장 울린 이야기는 스미타의 이야기였다. 도망 치다가 잡혀 비참하게 죽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6살 딸아이를 끝까지 품에 안고 만원 기차와 노숙을 견뎌낸다. 지옥과도 같은 계급의 굴레를 벗어던지려고 목숨을 건 모험을 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울렸다.
투병생활과 완벽한 회사생활을 둘다 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사라의 이야기도 아이 엄마로서 공감했다. 아무래도 남성들이 주류의 사회 속에서 뛰어난 여성은 송곳같은 존재일 것이다. 같은 남자보다 더 눌러주고 싶은 존재, 어쩌면 만만하게 덤벼볼 수 있는 존재이기에 조금의 허점도 보이지 않으려는 사라의 고군분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줄리아의 제안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오히려 같은 여성인 어머니와 언니였다. 공방에서 오랜시간 아버지에게 일을 배운 줄리아보다는 일해본적도 없으면서 줄리아를 인정하지 않고 현실로 포장한 패배주의를 끌어들이려는 점에서 안타까웠다.
나중에 세 이야기가 연결이 되며 멋지게 마무리가 된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하찮아보이는 일도 기적을 바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그것은 타인에게 보물처럼 주어지게 될 것이다.
세 여성의 세상을 향한 도전과 용기가 담긴 이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더 여성과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추천한다. 읽고 한번쯤 여성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만 소설 자체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한 즐길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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