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손소영, 임혜숙|최진희|이레나|김정선
- 출판
- 메디치미디어
- 발매
- 2017.11.25.
공학하는 여자들이라는 제목이 너무 정겨웠다. 여자가 책상밑에 쪼그려 앉아 드라이버와 pci보드를 만지작거리며 컴퓨터를 고치는 모습은 15년전만해도 참 생소한 모습이었고 흔치않은 풍경이었다. 컴퓨터를 고치거나 전선을 만지작 거리는 일은 여성과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던 시대도 있었다.
요즘은 공학을 여자가 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 세상이 되었고 이젠 컴퓨터가 필수인 시대라서 여자라도 컴퓨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수이다. 2000년대 즈음 전자과와 전자계산과는 IT의 발전과 함께 융복합 과정을 거치며 세부적인 과로 나뉘었고 2017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급속도로 발전했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를 세계적으로 빛낸 여성공학자 5인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들어볼 수 있다.
매체에서 다루는 공학이야기는 흔히 재미위주였다. 만화나 웹툰, 소설 같은데서 공학하는 여자들은 체크무늬 셔츠에 동그란 안경을 쓰고 시커먼 남자들 사이에 앉아 걸걸한 분위기를 풍겨대거나 공대 아름이라는 별명으로 남자들의 관심을 받는 캐릭터로 흔히 묘사된다.
이 책도 그런 맥락의 재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세계에 이름을 떨친 우리나라 여성공학자 5인의 성공기이고 앞으로 공학을 전공할 여성들에게 참고하면 좋을 만한 롤모델을 제시한다.
이 책에 소개된 5명 모두 여성 공학자가 드물던 시기에 공부를 시작해서 해외에 나가 많은 경험과 공부를 하고 한국에 들어와 공학도를 키워내는데 큰공헌을 하신 분들로서 나는 개인적으로 이레나 교수님의 글이 인상 깊었다. '자유로운 공주'로 자라왔고 강원대 물리학과를 나와 스튜어디스에 지원했는데 떨어졌고 미국에 이민을 가신 부모님의 권유로 MIT공대에 들어가 공부를 했고 의학 방사선 분야에서 성과를 이루어 방사선 치료나 암 치료에 큰 공헌을 하셨다. 물리학과에 진학한 후로도 자신이 이공계에서 일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을 것이 아닌가.
임혜숙 교수님의 글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칩 개발을 해서 벨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한국 이화여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하셨다고 했다. 어려운 공과 공부를 박사까지 하려는 사람도 흔하지 않을텐데 그 중에서도 여성공학도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자 했다는 부분에서 대단함을 느꼈다.
먼저 성공한 여성공학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여성으로서 공학을 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깊은 공부를 하기가 어려운 학문이기 때문에 더욱 힘이 빠질법도 한데 이 책을 읽으면 어떤 방향으로 노력을 하고 공부를 이끌어나갈지 갈피를 잡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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