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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예쁜여자들

by 딸기찡 2017.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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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작가
카린 슬로터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7.10.23.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이쁘장한 표지와 정반대로 여성을 향한 성폭력과 잔인한 죽음이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끔찍한 반전추리물이다.

예쁜 여자들이란 이 책 속 세자매를 뜻한다. 셋다 끔찍한 성폭력과 연관되어 있으며 아름다웠다. 첫째 줄리아는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우수한 학생이었는데 처음으로 파티에 갔다가 실종되어 10년 넘게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들은 자발적 가출이라고 단정지어버리고 수사는 어정쩡하게 종결되어버린다. 평소 가족의 진술과 그녀의 행실과 학교성적을 보면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지만 경찰들은 그나잇대 어리석은 여자들은 마약을 하거나 남자를 따라나가는 일이 흔하다는 식으로 단정지어버린다. 아버지는 딸을 찾아 방황하고 아내는 더이상 그 일에 얽매일 수 없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나머지 딸들의 삶 또한 소용돌이에 빠진다.
소설의 시작은 성인이 된 막내 클레어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클레어는 폭력으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축하의 의미로 저녁식사를 남편 폴 스콧과 함께 하기로 한다. 폴 스콧은 재력가로서 클레어의 보석금을 해결해 주었다. 폴은 젠틀하고 돈 많은 건축가였고 클레어는 가식을 떨며 그의 트로피 아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클레어와 폴은 으슥한 장소를 찾아 카페 뒷골목으로 들어간다. 젊잖던 폴은 평소와 다르게 강압적인 섹스를 요구하여 클레어에게 위화감을 안긴다.
그 와중 강도가 다가와 지갑과 핸드폰을 모두 가져가고 클레어를 끌고 밴에 태우려 한다. 클레어를 구하려던 폴은 강도에게 칼을 맞고 죽지 않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사망한다. 클레어는 그의 장례식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청난 사건을 마주한다. 연방수사관까지 개입된 큰 사건. 느닷없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폴의 동업자 애덤까지 클레어에게 평소와 달리 위협감을 느끼게 하는데...

첫째 줄리아를 잃은 아버지의 일기가 소설 중간중간에 삽입되고 리디아와 클레어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오다가 폴의 죽음 이후 클레어는 리디아와 함께 힘를 합쳐 진실을 찾아나선다.
모든 문제가 하나의 소실점으로 이어지며 블랙홀처럼 집어 삼키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들이 과연 어떤 개연성이 있다는 건지 의아했지만 조금만 더 읽어보면 이 흥미로운 사건 자체의 잔혹성와 이중인격을 가진 인간의 그림자를 마주하며 책을 덮어버릴 수 없게 된다.
숨 죽이고 조용히 책장을 넘기게 하는 몰입감때문에 더 기억에 오래 남는 책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저자가 여자라는 이야기에 놀랐는데 디테일이나 잔혹성은 여성 소설가들이 더 뛰어난 것인지 이 책도 여성이 썻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상처와 피의 표현, 상황과 감정의 묘사가 필요 이상으로 세심해서 잔혹성을 더한다. 반전으로 들어서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지만 결국은 온가족이 모여 죽은 가족들을 추모하고 사랑으로 감싸는 훈훈함으로 마무리된다.
반전 추리물로는 강추다. 스릴러 성범죄영화 한편을 본듯 찜찜하면서도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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