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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by 딸기찡 2017.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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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작가
키만소리
출판
첫눈
발매
2017.10.15.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엄마와 딸의 배낭여행기이다. 만화와 사진, 에세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모녀가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30일간 여행하는 이야기인데 버스와 툭툭과 기차로 점철된 뚜벅이들의 여행이기 때문에 휴양과는 거리가 있다. 몸이 힘드니까 그렇잖아도 티격대던 모녀관계는 더욱 틀어지는 듯 하다.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낸 부분이 좋았다.

흔히 딸들은 자라면서 엄마와 앙숙이 되기도 한다. 결국 서로를 잘 모른채 자라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키우며 그냥저냥 흐르는 시간을 방관하며 보내게 된다. 엄마와의 여행이라고 해봐야 고작 1박2일 정도의 짧은 가족여행일 것이다. 단둘이는 힘들고...
이 책을 통해 엄마와 딸이 둘만의 여행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간접경험을 제대로 해 볼 수 있는 책 이랄까.
나도 해외여행을 가보았고 살아보기도 했지만 맛있는 것, 멋진 것을 누리며 엄마와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해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마 대부분 그럴거다. 마음맞는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은 즐겁지만 잔소리꾼 엄마와 하는 여행은 생각할 필요도 없는 고난이 될거라고만 생각할테니...


책 속에서 엄마가 자신의 엄마를 회상하며 눈물 흘리는 부분이 제일 인상 깊었다. 엄마도 결국은 한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딸이고 소녀의 마음을 가진 여자이다. 저자의 외할머니는 요양원에서 돌아가시기 전 딸네 집에 와보고 싶다고 했는데 외면했고 결국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다. 그로인한 죄책감으로 마음을 풀지 못하던 저자의 어머니가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이런 멋진 풍경 한번 누리지 못하고 죽은 자신의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을때 저자는 많이 놀라지 않았을까. 부모의 눈물을 마주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거다.

여행 후반부에 저자는 이 여행으로 자신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채 귀국하게 될 것을 염려하지만 엄마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준 것만으로도 저자의 세상은 이미 크게 바뀐게 아닌가 싶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모든 결정을 자식의 미래로 미뤄버리면서 희생한 엄마가 처음 딸과 해외에 나가서 했던 모든 경험과 외국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여행을 꿈꾸고 세계 요리사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저자의 여행은 이미 값지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엄마와도 이런저런거 내려놓고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해외로 단둘이 여행을 간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좀 더 어리고 용감했을때 감행했었더라면 우리 엄마도 새로운 꿈에 활기를 찾고 더 건강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저자가 엄마의 자랑이 되었다는 부분에서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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