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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나의 몫

by 딸기찡 2017.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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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몫
작가
파리누쉬 사니이
출판
북레시피
발매
2017.08.23.

주인공 마수메는 이란의 시골마을 콤에서 태어나 오빠 둘과 남동생 하나, 여동생 하나를 가진 꿈많은 소녀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꿈이 있어 여느 여자아이들과 다르게 학교에 진학한다. 마수메의 어머니와 남자형제들은 마수메의 등교를 반대한다. 하지만 마수메를 예뻐하는 아버지만이 마수메의 학업을 유일하게 지지해준다. 마수메의 어머니는 마수메가 16살이 되자 학교같은 쓸데없는건 집어치우고 바느질을 배우라고 강요하지만 아버지는 뛰어난 성적의 마수메를 중학교에 진학시킨다. 테헤란으로 이주한 후 마수메는 히잡을 쓰지 않는 신여성인 파르바네와 친구가 된다. 자신도 교복 밑단을 줄이고 미국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히잡대신 스카프를 두르고 다닌다. 남자형제들은 그걸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남동생 알리가 여동생 파티를 학대해도 누구하나 나서는 이 없을 정도인데다 여자는 학교에 다닐 필요도 없고 단지 남자들의 세상에서 도구처럼 부려져야 한다는게 남자들의 생각이었다.
마수메는 가족들의 강요에 의해 하미드라는 남자와 결혼을 당한다. 의외로 하미드는 깨어있는 생각을 가진 남자였다. 단순히 깨어있다는 것을 넘어서서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혁명을 주도하는 모임에 자주 나가곤 했다. 그런 그는 마수메의 학업을 지지해 주었고 남녀는 평등해야 한다며 마수메를 자신과 동등하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해 주었지만 아이 둘을 낳고는 정치범으로 철창신세를 지게된다. 이란은 긴 내전에 돌입하고 혁명과 반란이 엎치락뒤치락거리며 마수메의 삶을 뒤흔든다. 마수메는 결국 소설이 끝날때까지 '나의 몫'을 해내면서도 '나의 몫'을 챙기지 못한다.
마수메의 일대기를 읽으며 그들의 현실에 대해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이란정부로부터 출판금지를 당할 정도라면 이 책이 얼마나 현실을 잘 반영한건지 말 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은 이란 사회 속 이념의 충돌과 남녀의 문제에 대해 깊이 파고들었다. 중동국가는 아직 여성이 선거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정도로 남녀차별이 심하게 존재하는 나라다. 여성을 낳지 않는 것이 최고이며 낳으면 얼른 다른집에 시집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멸시와 폭력을 일삼는다. 글 중에도 마수메의 둘째오빠는 마수메를 불에 태워 죽인다느니 망말을 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지적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가정이었다면 주둥이를 100대는 얻어맞았을 언사인데도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이라서 넘어가주는 것이다. 같은 여성인 마수메의 어머니도 아들의 말에 암묵의 동의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장자인 여성은 자신보다 어린 여성에게 자신처럼 억압된 삶을 살아야한다고 강요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를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책 제목 '나의 몫'이라는 말이 많은 걸 느끼게 해준다. 여성에게 나의 몫이란 각종 허드렛일 뿐인 뜻인 걸까. 아니면 나의 몫인 시간과 노동력을 여성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려는 걸까.

사람은 스스로 원하는걸 찾고 그것을 이루는 기쁨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본능이라고 한다. 자아실현의 본능.
하지만 중동의 많은 국가에서 여성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행복을 누리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들에게 여성은 인간이 아니다. 말을 할 줄 아는 동물로 길들이고 편리한 도구로 사용하려고만 하는 것이다. 산업혁명이 있기 전처럼 노예를 다루듯 하는 것이다. 이제 과학이 발달하고 신의 비밀이 베일을 벗었고 사람이 달에 가는 시대다. 아직도 억압받고 학대당하는 여성이나 인종이 있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인 것이다.
이런 일은 많이 알리고 공론화 해야한다. 스스로 문명을 거부하고 일어설 생각이 없다면 말 할 필요도 없이 그렇게 살게 냅두면 되지만 이런 소설이나 영화로 그녀들은 스스로의 삶이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매체를 접하고 외부에서도 관심을 갖는다면 분명 이 세상에 불행한 여자는 줄어들 것이다.

책이 많이 두껍지만 문체가 간결하고 가독성이 좋아서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수메의 삶을 들여다보며 이슬람 여성들의 삶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마수메가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리라 생각된다.

 이슬람은 사람이 놀라거나 실신하면 우리가 청심환을 먹듯 따뜻한 물과 각설탕을 먹는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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