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를 좋아하는 나로서 이 책이 많아 반가왔다. 내가 처음 카레를 접한 것은 오뚜기 3분 카레인데 하이라이스와 함께 많이 먹었었다. 그때까지만해도 카레는 일본음식인 줄 알았다. 그러다 서울에 와서 인도인이 만든 카레를 먹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해외를 떠돌며 그 나라들의 카레요리를 꼭 한번씩 먹어보곤 했다. 내가 먹은 카레는 모두 인도의 정통카레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카레를 무엇으로 만드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정확히 알고 먹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카레는 밥에 부어먹는 스프의 형태라고만 생각하며 살아간다. 인도정통이라고 간판을 단 카레 음식점에 가면 거진 모든 요리에 허브와 조미료 성분이 들어가지만 '카레'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음식은 없다. 새우을 곁들인 마살라라거나 치킨빈달루라는 이름으로 난이나, 자스민 밥과 함께 팔거나 치킨에 카레가루를 묻혀 화덕에 구워 내오는 경우가 많았다. 굴랍자문이라는 치즈 디저트나 요거트 후식도 있었다. 정통카레 집 메뉴판을 보면 내가 알던 카레의 개념이 생소해진다. 자 이제 이 책을 통해서 카레라는 음식의 실체에 접근해 보자.
이 책에는 카레와 요거트 등 최근에 알려진 인도 먹거리에 그 역사와 시대배경을 잘 버무려 설명해 놓았다. 음식엔 그 나라의 문화가 숨겨져 있다고 한다. 남부지방의 양념이 강한 음식과 북부지방의 우유가 만나 지금의 카레가 만들어진 것 같다. 우유를 가공한 여러가지 인도 음식은 카레요리의 뒷맛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카스트 제도 아래 살고 있는 그들에게 금기시 하는 문화 때문에 생겨난 식문화와, 이제는 현대화 되어 사라져 가는 식문화를 읽으며 살아있는 신화의 나라 인도도 현대화에 따라 점차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레만이 아니라 힌두교 문화, 카스트 제도와 채식주의자 문제, 식민지 시대의 역사 등 작은 사이즈의 책이지만 그 내용은 방대하고 재미있다.
저자는 직접 인도에서 유학을 하고 체류해 살면서 그들의 역사를 연구하고 인도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음식인 카레에 대해 넓은 식견을 가지고 있다. 저자와 친한 다른 외국인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카레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딱딱하지 않고 에세이같은 문체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일본에서 다양한 인도에 관한 서적을 냈고 이 책은 그것들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카레를 통해 그들의 식문화에 접근하고 나아가 그들의 문화나 역사를 이해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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