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연인으로 알고 있었던 씨돌. 그를 취재하던 제작진은 어느날 홀연히 자취를 감춘 자연인 씨돌을 찾는 과정에서 그가 세가지 이름으로 세가지 삶을 살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그 내용을 SBS 스페셜로 내보낸다. 그 다큐멘터리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 책은 그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TV로 보는 다큐맨터리의 여운을 길게 간직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기도 하지만 없기도 한 의인 '요한, 씨돌, 용현'의 삶을 가까이에 두고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올컬러로 사진자료가 수록되어 있어서 내용의 감동을 더한다.
드라마틱한 서사가 있어서 더욱 재미있는 책이다. 용현의 탄생에서 요한으로서의 삶, 씨돌로서의 마무리로 책이 마친다면 그 감동이 덜 했을 것이다. 처음엔 자연인으로서의 씨돌의 모습과 그를 찾는 과정에서 '요한'이라는 이의 삶을 돌아보고, 알고보니 본명인 용현의 탄생을 다룬 후, 그가 왜 이런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주변인들의 인터뷰, 그리고 정선에 자리를 잡고 씨돌로 이어지는 삶의 궤적이 크게 그려진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던 그의 행동, 그는 오직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의문사를 파헤치며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유족들의편에 서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곳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를 하던 그의 삶. 돈을 갖는 것이 무섭다며 마지막으로 남은 산골의 집까지 기부하던 그의 모습을 일반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이었다. 마치 드라마나 소설 속의 의적처럼 동해번쩍 서해번쩍. 그의 도움을 받은 이들에게 그는 영웅일 것이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했던가. 그는 정말 그랬다. 씨돌을 아는 이들은 요한을 몰랐고 요한을 아는 이들은 씨돌을 몰랐다.
마지막에 분이 할머니가 요한을 만나는 부분에서 정말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요한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분이 할머니의 마음이 공감되고, 책을 읽는 나 또한 그 감정에 이입되었다. 어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삶을 산 사람. 남은 그의 삶이 따뜻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아직 이런 사람이 있기에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내 삶이 각박해지고 힘들다고 느낄때마다 이 책을 한번씩 읽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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