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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팥쥐전과 장화홍련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다. 콩쥐는 새어머니를 잘못 만나 구박받으며 노예처럼 살지만 결국 원님과 결혼하여 행복해진다는 내용이고 장화홍련전은 귀신이 되어 떠돌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또를 만나 죄인들을 벌하고 원한을 풀어 성불한다는 이야기이다. 단순한 권선징악의 교훈을 준다.
대부분 전래동화는 아이들의 동화책으로 접하다보니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했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포장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잔혹동화처럼 자세한 내막은 물론 잔인했던 이야기를 상세히 실어 두었다.
이 책에서도 콩쥐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새엄마가 시키는대로 참고 일하고 슬플 때는 우는 캐릭터로 나온다. 절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을 구제하지 않고 남이 주는 호의를 받는 인물로 수동적인 인간상으로 표현된다. 팥쥐의 머리끄댕이를 한번쯤 낚아챌 법 한데 절대 그러지 않는다. 아마도 당시 시대의 이상적인 여성상의 모습으로 그려졌으리라 생각된다. 이야기에서는 내내 답답해보이지만 결국 참고 인내한 댓가를 받아 행복하게 마무리된다. 콩쥐의 복수는 인간세상의 것이 아닌 다른 이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장화홍련전은 한 고을에 부임한 사또가 밤에 찾아오는 귀신을 보고 줄줄이 죽어나가다가 성품이 바른 이가 사또가 되어 귀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원한을 풀어주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콩쥐팥쥐처럼 못된 새어머니에 의해 죽음을 당한 두 자매 귀신에 대한 이야기인데 역시 권선징악의 교훈을 준다. 이 책에는 어떻게 누명을 쓰고 어떻게 죽었는지 잔인하리만큼 자세히 다룬다.
사실 전래동화의 결말은 생각보다 잔인하다.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순화된 이야기에 익숙하다보니 이 책의 상세한 이야기가 낯설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런 전개가 더 어울리고 통쾌한 느낌이기도 하다.
두 이야기를 통해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던 시대 여성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당시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환경에 순응해서 살아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음을 추구하고 억울한 죽음을 당한 주인공들을 자연과 하늘이 나서서 돕는다. 결국 자력구제하지 않고 순응해도 하늘이 상을 줄거라는 당시 여성들의 어쩔 수 없는 믿음에 기인한다.
비록 죽었지만 누명을 벗고 더 나은 다음생을 약속받았다는 결말은,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내세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당시 종교관을 반영한 것 같아 보인다.
어른들이 손주들에게 읽어주듯이 구수한 느낌의 문체로 쓰여진 동화책이다. 글씨도 큼지막하고 한지에 그려진 듯한 은은한 그림이 내용이 더 집중하게 해 준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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