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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달빛미소

by 딸기찡 2017.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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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미소
작가
줄리앙 아란다
출판
무소의뿔
발매
2017.12.11.


주인공 폴 베르튄의 일생을 그린 소설이다. 이상주의자, 자유를 갈망하는 몽상가의 인생스토리가 어른이 읽기 적절한 동화처럼 펼쳐진다.

폴은 프랑스 시골의 밀을 재배하는 농가에서 넷째아들로 태어난다. 아버지는 농사밖에 모르고 자식들에게 권위적이다. 소통이 안되는 꽉 막힌 농사꾼이다. 어머니는 아름답고 온화한 분으로 막내아들 폴을 유난히 아끼고 사랑해준다. 폴은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증오섞인 멸시를 들으며 자라난다. 큰형은 폴을 챙겨주고 둘째, 셋째형은 군말 않고 아버지에게 순종하며 살아간다. 폴은 낙천적인 성격으로 농촌과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자연을 만끽하고 자유를 갈망하며 어린시절을 보낸다. 5살에 우연히 항구에서 뱃사람들을 보고 고리타분한 시골을 벗어나 선원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학교를 다니기 시작할 무렵 폴의 아버지는 폴을 밀밭으로 데려가 농사를 가르친다.
어머니의 따스한 품과 동네 아주머니들의 빨래터에 놀러갈 시간이 없어진 폴은 아버지의 폭압속에 더욱 자유를 갈망한다. 큰 형은 늘 웃고 다니는 폴을 못마땅해 한다.
독일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하며 폴의 마을에도 독일군이 들이닥친다. 이웃의 마틸드에게 한눈에 반한 폴은 모두가 교회에 간 시간 몰래 마틸드를 보러가다가 독일군을 맞닥드리고 한 독일인 장교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전쟁이 끝나고 폴은 사망한 독일인 장교의 옷 속에서 그 가족들의 주소와 사진을 빼내어 가지고 있다가 뱃사람이 된 후 그들을 찾아나선다.

시골은 폴에게 아버지와 같았다. 아버지의 권위주의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바다를 갈망하게 하고 시골을 벗어나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것 같다. 밀밭의 흙냄새는 아버지를 의미하고 사과나무는 어머니를 상징하는듯 하다.
달은 폴에게 영감을 주고 아름다운 심성을 준, 아버지가 있는 지구로부터 어린 자신을 유일하게 탈출시켜주는 상징적 탈출구같다.
폴은 무언가 운명의 변화가 시작될 즈음 바람을 느끼고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시골의 형제들은 그런 폴을 부러워하지만 질투한다.
결국 이 책은 침체된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은 스스로의 자유의지이며 권위적인 문제에 맞서는 법은 스스로 터득해야 함을 말한다.
폴은 아버지를 떠난다. 형들의 권위주의를 피해 마틸드를 데리고 배를 타러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스스로 우뚝 선 후에야 폴은 권위주의의 상징인 형과 뜨거운 포옹으로 화해하고 서로를 위로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폴이 뱃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 준 선장님이 참 인상깊었다.
그는 폴에게 뱃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르쳐주고 길을 찾는 법을 안내하는 안내자가 된다.

달의 주기에 맞춘 목차가 인상깊다.
처음 시작은 그믐달에서 시작해 초승달로, 반달로, 그리고 보름달로 폴의 인생을 채워나간다.

이 책은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 출간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왔고 그 후에야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출판사보다 독자들에게 먼저 선택받았다고 할 수 있다.
잔잔하고 생명력이 느껴지는 이 소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늘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며 진실하고 착한 폴의 일대기를 읽으며 나의 인생도, 내가 느껴온 부당한 차별과 권위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몇해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나도 이젠 폴처럼 아버지를 이해한다. 그게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그를 이해하고 내 자식들에게, 또는 타인에게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


​어떤 이들은 폴이 바보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존재함으로서 세상은 더욱 아름다운게 아닌가 싶다. 순수하리 만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그 목적이 착한 사람.

인생은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성심성의껏, 내가 하고자 하는대로, 만끽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함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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