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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백치 아다다

by 딸기찡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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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용묵의 소설집이다. 상환, 최서방, 제비를 그리는 마음, 백치 아다다 등 20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계용묵의 본명은 하태용이다. 1904년 평북에서 태어나 상경하여 수학하고자 했지만 신학문을 반대하는 할아버지의 반대로 귀향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요대학에서 수학하다가 가산이 파산돼 1931년 귀국하여 조선일보 등 신문사에서 근무하였다. 1945년 잡지 <대조>를 발행하였고, 후에 출판사를 설립하기도 하고 여러 출판사에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생활을 하다가 1961년 자택에서 위암으로 사망하였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농촌과 도시의 대립되는 근대를 겪으며 시골 사람들의 힘든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 대다수이다. 그 중 시골의 어려운 삶, 공장단지에서 신체가 절단된 장애인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냉정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탐닉할 수 없을 정도의 절망을 겪으면 인간이 얼마나 비참해 질 수 있는가를 그려냈다.

 

제비를 그리는 마음을 재미있게 읽었다. 제비는 흔히 을 상징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는 살만한 세상을 뜻하는 듯하다. 어느 날부터 제비가 주인공의 집을 찾아오지 않고 참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마을에는 전답 위로 신작로가 건설되고 있었다. 공장단지가 생기면서 농사가 아닌 공단의 일로 먹고 살게 되었고 돈을 벌겠다고 집을 나간 아들은 팔을 잃은 채 돌아왔다. 주인공은 결국 제비 탓을 하며 소설이 마무리 된다. 자신의 노력으로 제비가 돌아온다면 분명 좋은 소식도 함께 하리라 잠시 희망을 품었지만 결국 떠나간 제비대신 팔 잃은 아들이 찾아왔다. 결국 살만한 세상은 오지 않고 더 힘든 삶만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백치 아다다에서는 밭 마지기를 얹어 겨우 시집 보낸 백치 딸이 이젠 잘 살게 된 시댁의 하대에 견디지 못해 집으로 돌아오지만 친정에서도 학대당하자 자신을 알아주고 좋아해 주는 수롱에게 시집가고자 한다. 수롱의 집은 매우 가난하였기에 아다다는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만족하는 그에게서 새 희망을 얻게 된다. 수롱은 자신과 함께 살기로 맘 먹은 아다다에게 모아놓은 지전을 보여준다. 수롱은 그 돈으로 전답을 마련하여 행복하게 살자고 하였지만 수롱의 집이 잘 살게 되면 아다다는 다시 버려질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수롱 몰래 지전을 바다에 던져 버린다. 아다다가 지전을 바다에 버린 것을 안 수롱은 아다다를 발로 차고 때려 바다에 빠뜨려 죽여 버린다. 만약 아다다가 시댁에서 제대로 된 인간취급을 받았다면, 단순히 바람이 나서 소박을 맞은 거라면 아다다가 수롱의 돈을 바다에 던졌을까? 일그러진 사랑의 결말이다. 수롱은 아다다에게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었는지 몰라도, 이미 돈 때문에 버려진 경험을 해 본 아다다는 수롱에게까지 돈보다 못한 취급 받으며 버림받기 싫었을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아다다는 지전이 빠져 사라진 그 파도 안에 떨어져 죽음을 맞이한다. 수롱은 수영을 할 줄 몰라 지전을 건지지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아다다도 건져주지 못할 것이다. 돈 때문에 버려진 아다다가 결국은 돈과 같은 운명으로 사라지다니 정말 아이러니 했다.

 

이 외에도 모든 작품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당시의 삶을 깊이 있게 그리면서도 사람의 심리상태를 예리하게 짚어냈다. 한국 고전문학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문학은 한국 현대 소설의 뼈대를 만든 주축이라고 할 수 있다.

망우역에서 계용묵의 묘를 찾아 가며 그의 작품을 더듬어 내는 전석순의 해설을 책의 앞장을 넘기면 만나볼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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