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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여덟개의 산

by 딸기찡 2018.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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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산

작가
파울로 코녜티
출판
현대문학
발매
2017.12.26.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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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많이 배운 아버지와 보수적인 어머니사이에서 부족함 없이 살던 주인공은 어느날 어머니와 함께 시골로 이사온다. 아버지는 홀로 밀라노로 일을 다닌다. 시골 목초지에서 소를 치고 치즈를 만드는 친척집에 의지해 살아가던 주인공은 부르노라는 친구를 만나고 그 친구와 함께 시골을 모험한다. 부르노는 종종 주인공 부자와 함께 산을 오른다. 산타기를 좋아하는 아버지는 듬직한 부르노를 맘에 들어 했고 어머니는 부르노에게도 공부를 가르쳤다. 부르노도 주인공의 부모를 잘 따랐다.
주인공의 가족들은 다시 밀라노로 돌아갈 수 있게 되자 부르노에게 함께 갈 것을 권한다. 부르노의 친척들은 그 제안을 달가워하지 않던 와중 부르노의 아버지가 나타나 주인공의 아버지를 때리고 부르노를 데리고 사라진다.
몇년 후 16세가 된 주인공은 부르노와 도시의 주점에서 마주친다. 벽돌공이 된 부르노는 벌써 돈을 펑펑 쓰며 돌아다녔고 그의 아버지와도 친구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고산병에 시달려 아버지와의 산행이 마냥 즐겁지 만은 않은 주인공은 그 모습을 부러워했다.
배낭을 싸며 함께 산을 오르려던 아버지에게 산에 오르지 않겠다고 말한 주인공은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린다. 그렇게 아버지와 골이 깊어지며 부모곁을 떠나 토리노로 이주한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다큐감독이라는 꿈을 안고 월세를 내느라 이일저일 전전하던 주인공은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간다. 아버지는 어린시절 지냈던 시골마을에 유산을 남기고 죽었고 그는 시골마을로 돌아가 브루노와 함께 아버지가 남긴 메세지를 풀어내기로 한다.

한 인간의 성장담이다. 아버지라는 세속적 굴레를 벗어던지고 싶어하던 주인공은 그 상징이던 산행을 그만두고 새로 유행하는 암벽등반을 했다가 목숨의 위협을 느낀 후 그만둔다. 늘 산을 향하던 아버지와 달리 산에서 고산병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도시로 내려와 아버지의 상징과도 같던 산과 멀어진다. 언젠가 아버지와 함께 산행을 하며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주인공의 바람과는 달리 아버지는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신에게 남겨진 아버지와의 추억을 돌아보면 자신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며 놀라워 한다.
사람은 결국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걷게 된다. 주인공에게는 그럴리 없을거라던 아버지의 삶의 방식이 오래전 찍혀있던 희미한 발자국 마냥 주인공을 안내한다.

한 인간이 산과 함께한 인생을 서사하는 소설이다. 아버지와의 불협화음으로 방황했지만 결국 주인공은 산을 타며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부르노라는 친구는 아버지의 죽음 후 아버지와의 연결고리가 되고 함께 아버지의 자취를 찾아 간다.
자연의 잔혹함과 그 앞에 작은 인간의 삶, 여덟개의 산은 동양적인 만다라 그림에 흔히 나오는 그림인데 주인공은 여덟개의 산을 방황하고 브루노는 그 중앙의 가장 높은 메루산을 오르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한 길을 바라보며 그 자리를 지키는 굳건한 친구로 주인공에게 각인되는듯 하다.
결국 주인공은 아버지와 부르노의 추억에 함께 할 수 없었고 아버지의 죽음 후 후발주자로 아버지의 뒤를 쫓고 그 영역 안에는 부르노가 있었기 때문에 주인공의 방황의 끝은 아버지가 유산을 물려준 부르노와 함께 지은 집이었던 것이다.

알프스의 찬 공기가 폐에 가득찰 듯 실감나는 묘사가 압권이다. 젖은 눈, 마른 눈, 이미 내린지 오래되어 빙하처럼 굳어버린 눈, 발바닥에 눈이 닿는 느낌이나 탄내가 날 것 같은 자연경관과 오두막의 묘사로 인하여 고요하면서도 강압적인 고산지대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 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가독성이 좋지는 않았다. 술술읽히지는 않아 시간이 좀 걸린다.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을 짜맞추어 읽는 느낌이 들때도 있었다. 하지만 충분히 시간을 들여 상상하며 읽는다면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에 푹 빠져버릴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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