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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

by 딸기찡 2017.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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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
작가
생텍쥐페리
출판
에프
발매
2017.11.30.


프랑스인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의 소설가로 유명하다. 어린왕자를 안 읽어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생텍쥐페리의 본업인 조종사로서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비행을 통해 여러곳을 직접 방문하고 동료가 죽거나 다치고 반송장이 되어 돌아오는 끔찍한 상황을 마주하며 느낀 여러가지 감정과 상황을 아름답게 그려낸 책이다.
모차르트는 생텍쥐페리에게 창조력이나 창의력의 상징이 된다. 기계로 찍어내는 모차르트를 보며 살해된 모차르트를 연상했다.
라이브가 아닌 찍어낸 기계적인, 대중적으로 쓰여지기 위해 영혼을 실어내지 못한 매체로서의 예술을 의미하는 듯 하다. 정신이 깃들지 않은 진흙인형으로 묘사된다.

한때 경비행기 조종사를 꿈꾸었던 나로서는 문학적인 상상력을 넘어서서 생생하게 느껴지는 비행의 느낌, 산을 오르고 구름속을 항해하고 절벽을 앞두고 조종간를 당겨 수직으로 하늘로 치 솟아 올라가는 속도감이 생생했다.
불시착하여 원주민에게 포로로 잡히거나 적에게 살해당하거나 난민들에게 섞여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거나 눈보라치는 산에서 몇날 몇일을 온몸이 얼어가는 고통을 견디면서도 심장소리 하나로 견뎌내는 모든 상황이 실감났다.
공중에서 파편으로 흩어져 꺼져내리는 생명에 대한 찬가. 돌아오지 못할 비행을 매일매일 이어가면서도 후배들에게 거드름을 피우고 없을지 모를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마초적인 생명력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질한 슬픔은 없었다.

마지막 부분에 그의 연혁을 보았다. 세계사의 격랑기에 우편조종사로 시작한 그의 삶이 전쟁의 한 복판에 서기까지. 그는 그런 와중에도 소설을 집필했다. 그리고 생텍쥐페리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만들어 냈다.

바람처럼 자유로우면서 불타는 심장을 가지고 그럼에도 얽메이지 않고 사랑을 노래하는 특유의 분위기를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을 노래하고 충실하게 살아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출 뿐.

어린왕자의 상상력과 영감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 근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비행사에 대한 직업적인 동경을 가지고 있었기에 더 재미있게 읽었다.

미래에 파일럿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유하며 생텍쥐페리라는 소설가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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