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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

by 딸기찡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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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이다. 쓰면 쓸수록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어떤 심리학 책을 읽어도 얻기 어려웠던 마지막 2프로의 위안을 이 책을 통해 얻었다.

나는 직업 상 보고서나 상품설명서, 시놉, 간단한 대본 등을 썼었다. (내 일의 극히 일부였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일거리였었다. 하지만 세파에 시달리면서부터 일을 하지 않을 때에도 글 쓰는 것을 좋아 하게 되었다. 주로 일기를 쓰고, 마음이 격해질 때에는 마음에 풀리지 않는 응어리에 대해 쓴다. 흔히 글쓰기를 취미라고 말하면 꼰대느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글쓰기의 위대함을 모르는 이들이다.

'나에게 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애매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확신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 하나의 의식이고, 명상이고, 치유였던 것 같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저자가 어떻게 글로서 위로를 받았는가에 대해 알 수 있게 써 두었다. 그리고 글로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작가로서 글을 쓰면서 있었던 일화를 통해 글을 어떻게 쓰면 좋은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악플에 대처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셜리잭슨의 소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우울과 불안이 만들어내는 달콤한 작품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은 더 흥미롭게 읽었다. 나도 내 안에 가지고 있는 섬뜩한 공포의 경험과 끝없이 어두운 심연을 이용해 개성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연습이 쉽지 않다. 더욱 깊은 자신의 안으로 들어가서 개성있는 문체로 끌어내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난 이 책에서 저자가 불태울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쓴 부분이 가장 좋았다. 너무 공감이 됐고 나도 그런 식의 글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우울의 구렁텅이에 있을때, 매일 머릿속에 불만으로 가득하고 생각이 많아 사람들과 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었을 때 펜을 들었다. 일기장에 기분나빳던 일을 모두 적으며 관련된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을 마음껏 적었다. 구구절절, 그 누구도 들어줄 수 없는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양장노트 한 권을 다 채울 정도로 끄적였다. 그 일기장을 언젠가 캠핑장에 가져가서 불쏘시개로 쓸 거라고 맘먹었는데 아직 내 곁에 잘 있다. 심지어 몇년이 흐른 지금 가끔 읽기도 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젠 그때의 감정은 희미하고 글만 남아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라고 회고할 때마다 내가 강해졌구나, 이제 이 굴레에서 비로소 벗어났구나 싶었다.

 

내가 가장 나 다울 수 있는 순간은 글을 쓰는 순간이고, 이런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글을 통해 치유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세상에서 어떠한 것도 글쓰기보다 큰 위로가 되어주지 못한다. 글을 쓰는 것은내 상처를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찾아내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또한 벗어날 수 없는 우울의 늪에 갖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 이 책을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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