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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다시, 만나다

by 딸기찡 202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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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잔잔한 단편소설이 엮여있다. 제목처럼 헤어짐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모두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서스펜스가 필요한 부분도 호흡을 흐트리지 않고 남의 얘기하듯 담담하게 쓰여진 부분이 독특하다. 따뜻하고 간결한 문체가 가독성을 높인다.
첫번째 이야기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여자와 함께 일하는 담당자와의 재회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번째는 순무때문에 백화점 식품코너에 컴플레인을 거는 여자의 이야기
세번째는 부부싸움 후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여자가 자신과 남편이 함께 겪은 '마마'의 정체를 깨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네번째는 학창시절 흑역사를 어른이 되어 만난 친구들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다섯번째는 두 남녀의 이야기와 투우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처럼 펼쳐지고
여섯번째 마지막이야기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던 찰나 주마등처럼 죽은 아내를 회상하는 남편과 아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 세번째 이야기와 마지막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내 남편의 이야기만을 듣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시부모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거짓임을 알았을때 그 여자의 귀에 더이상 남편의 이야기는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과 함께 이야기 나누었던 시어머니의 따스함 조차 거짓이었음을 알았을때 여자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단, 집을 나갈때 아이는 아빠가 보게 두고 가는게 좋다는데 소설 중 여자는 아이를 데리고 정처없이 떠 돌다 이름모를 휴게소에서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분유를 타 먹이는 모습은 생각 만으로도 가슴아팠다.
마지막화는 부인이 죽은 후 점차 말수가 줄어드는 아이를 잠시 장인어른의 댁에 맡기기 위해 고속도로에 올라 교통사고를 겪는 이야기인데 사고순간 죽은 아내의 기억이 떠오르며 무사히 살아 갓길에 정차한 후 다시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본 남자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아마 한번 더 기회를 얻은 것 같았을 것이다. 그제야 남자의 눈에 아이의 구멍난 양말이 보였다는 것은 어떤 우연인 걸까. 두 부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단란한 가정을 만들었을까?
 
첫번째 이야기는 그 전시회에서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이 과연 잘 되었을까? 이미 유부남이 되어버린 남자, 그 남자에 대해 따스한 잔정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가 뭔가 안타까우면서도 가슴시렸다.
6편 모두 여러가지로 그 뒤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토록 기다리거나 가슴졸인 순간들, 그 뒤엔 모두 행복만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책을 덮었다. 한 겨울 뭔가 그리워지는 계절에 읽으면 가슴 따스해 질만한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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