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끌렸다. ‘아내가 예뻐졌다’ 라니... 그럼 못 생겼었다는 말인가?
결혼을 하면 점점 서로가 못나진다. 남자는 배불뚝이가 되고 여자는 아이를 낳아 키우며 피부는 뒤집어지고 몸매는 무너지고 체력도 떨어져 예전 같지가 않아진다. 그럴 때 이 시집을 만난 나는 ‘아내가 예뻐졌다’고 하는 부분에서 인생의 굴곡을 어느 정도 겪어본 사람의 시집일 거라고 예상했고. 그 예상이 맞았다.
이 책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근심, 걱정, 아내를 향한 사랑과 부모님과 옛 연인에 대한 그리움, 좋아하는 무언가에 대한 기록이 있는 시집이다. 흔히 나이 드신 분들의 덕담이라고 할 수 있는 글도 많이 실려 있었다.
나는 마흔을 앞두고 본 이 시집이 참 좋았다. 앞부분 사랑에 대한 시는 워낙 주관적인 부분이라서 그런가 모든 것에 공감할 수 없었지만 2부 부터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목차에는 파트별로 나뉘어져 있지만 그런 것을 딱히 따지지 않고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지막 동물들에 대한 시는 하나하나 모두 좋았다. 나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고양이 중성화수술 이야기는 너무 징그러웠지만 자신을 고양이와 동일시하는 모습에서 유쾌했다.
마지막 부록에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시가 미소를 지으며 책장을 덮게 만든다.
고성이 남북으로 갈라져 있어 이웃 할머니가 북쪽의 신랑을 잊지 못해 아직 오매불망이니 고성부터 합치자는 내용이었다.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아담한 시집이다. 출퇴근 여정에 곁들이기 좋으니 어렵지 않은 시 한편으로 마음 따뜻해지고 싶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0) | 2022.01.11 |
---|---|
[서평] 단기 합격 해커스 NCS 직업기초능력평가+직무수행능력평가 (0) | 2022.01.11 |
[서평] 오컬트 미술 (0) | 2022.01.11 |
[서평] 무국적자 (0) | 2022.01.10 |
[서평] 캡틴부모 (0) | 2022.01.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