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에게 뿔이 달린 염소, 성배, 4원소, 타로카드 같은 점술 도구는 불길한 것으로 여겨졌다. 모두 기독교를 부정하는 이교도의 의식에 사용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 외의 종교는 서방에서 모두 ‘이교’라 칭했다. 이교가 섬기는 모든 신과 여신들, 도구들은 악마로 변모하여 대중에게 알려졌다. 아시아에 처음 기독교가 전파 될 때에도 이교에 대한 이미지는 안 좋았다. 마법이나 주술, 의식 등 기독교에 위배 되는 것은 모두 악마, 샅된 것, 저주받은 것 등으로 묘사되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문화가 되어 있었고 부정을 탈까봐 함부로 입에 올리지도 못했다. 숨기니까 더 알고 싶은 심리가 작동해서 였을까 몰래몰래 유통되는 이야기와 우리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라는 생각에 오컬트 문화를 접하는 일은 달콤한 일탈처럼 느껴졌다. 이제는 오컬티즘이라고도 불리는 이교도의 문화가 누구나 편하게 향유할 수 있는 즐거운 문화가 되었다.
나는 이 책에서 위카에 대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왔다. 20세기에 들어 마녀의 이미지는 ‘착한 마녀’쪽으로 기울게 된다. 오컬트에 대한 지적인 탐구가 이루어지며 중세시대 악마에 가까운 마녀의 이미지가 변형된다. 마녀사냥이란 정치와 종교적 이유로 인해 무고한 이들에게 이루어지는 박해였다는 것이 알려지며 마녀란 아픈 중세시대의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마법을 따로 떨어뜨려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로서 마법이라는 분야의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편견이 사라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악마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것들의 전승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지역 어느 종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징인지, 그 상징은 어떻게 쓰여왔는지, 현대에 들어 미술로 승화된 과정을 들어볼 수 있어 흥미로왔다. 단순히 이교라서 샅된 것 취급을 당한 것이지, 그 것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는 목숨보다 귀한 신앙이었을 터.
당시 역사와 더불어 종교문화가 접목된 이야기는 묘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아즈텍에서 고대종교를 믿는 이들이 피라미드 위에서 전쟁포로들의 심장을 꺼내 신에게 바친 이야기는, 부족들이 자신들을 침략한 군대에 맞서는 저항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 같지 않은가?
하드코어한 고대 종교부터 대중에게 알려져 있는 그리스로마신화에 이르기까지 나라와 문화를 초월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옥사전 Part1 (0) | 2023.06.04 |
---|---|
급식왕GO 8권 (0) | 2023.06.03 |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대하여 (0) | 2022.07.12 |
데미안 -모모북스 (0) | 2022.07.12 |
오합지졸 초능력단 1 - 수상한 의뢰인과 화장실 귀신 (0) | 2022.07.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