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요즘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도시괴담의 완결판을 엮어낸 느낌이다.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적 있는 괴담에 구체적인 살을 붙여 소설로 구성한 느낌이다.
미스테리도 있지만 심리공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난 몇 년 전 정신분석학 강의를 들으며 프로이트 심리분석 시리즈를 몇 권 사서 읽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고는 다시 정독하고 싶어졌다.
허황된 귀신이야기가 아니라 원인이 어느 정도 있고 그 결과로 일어나는 심리적 공포를 선사한다.
명백한 원인이 있기에 일어나는 공포심은 누구에게나가 아니라 나의 행동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기에 그 느낌이 더욱 무겁다.
아무 생각없이 저지른 일이 나비효과가 되어 인생을 집어 삼키는 것은 너무나도 사적인, 고립된 공포다. 이 책은 그런 공포심을 자극한다.
실연의 아픔으로 계속되는 악몽에 미쳐버린 사람, 아주 사소한 버릇 하나로 가족의 살인을 마주한 사람, 양심의 가책으로 인하여 헛것을 보는 사람, 잠시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다른 세상에 다녀온 이야기 등 직접적으로 피가 튀고 끔찍한 몰골의 귀신이 등장하지 않지만 미적지근한 긴장감과 끝을 예측하지 못하는 반전이 숨 막히게 한다.
도시괴담은 현재 사회문제를 반영하다보니 더 현실적인 느낌이다.
지하철, 핸드폰, 요즘 연인들의 이야기, 시체를 사랑한 남자, 부부싸움 끝의 살인 등 이야기는 뉴스의 사회면에 종종 등장한다.
짧막한 단편소설이 10편 실려있다. 두께는 두껍지만 가벼운 종이로 이루어져 있고 종이질이 까슬거려서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있다.
한 편을 다 읽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몰랐다. 몰입감이 좋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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